By The Tiny Step Editorial · Last reviewed: 2026-04-07 · 약 8분 분량
"문법은 분명히 맞는데, 답장이 어쩐지 식어있다." 외국계 회사로 이직한 첫 달, 저희 운영자가 제일 자주 했던 생각입니다. 사전을 뒤져가며 쓴 정중한 영어 이메일에 돌아오는 답장은 짧고 사무적이었고, 같은 문제를 한국인 동료에게 한국어로 부탁하면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일이 풀렸습니다.
처음엔 "내 영어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했지만, 1년쯤 지나니 진짜 원인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식 정중함을 그대로 영어로 옮기면 오히려 부자연스럽거나 부담스럽게 들린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정중함"은 "많이 구부리기"인 반면, 영미권에서는 "거리감을 적절히 두기"에 가깝습니다. 이 문화적 차이를 모르면 아무리 단어를 정성껏 골라도 결과는 어색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직장인이 영어 이메일에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5가지 실수를 정리했습니다. 모두 저희 운영자가 직접 시행착오를 겪었거나, 외국계에서 일하는 한국인 동료들에게서 반복적으로 본 패턴들입니다.
핵심 요약
① "Please kindly..." 남용 — 정중함이 아니라 옛날 인도 영어 느낌
② "I'm sorry for..." 과다 — 가벼운 사과까지 무거워 보임
③ 완료형(have p.p.) 집착 — 한국 교과서의 잔재
④ "I want to..." 직역 — "원한다"는 어린아이 어조
⑤ 인사말의 길이 — 본론까지 너무 멀다
1. "Please kindly..." 남용 — 정중함의 환상
한국 직장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어 표현 중 하나가 "Please kindly..."입니다. "please"와 "kindly"를 함께 쓰면 두 배로 정중할 것 같지만, 실제 원어민 비즈니스 영어에서는 이 조합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 자주 보는 한국식
Please kindly send me the file by Friday.
✅ 자연스러운 표현
Could you send me the file by Friday? Thanks!
왜 어색한가? "kindly"는 영국 영어에서 옛날에 정중한 명령 어조로 쓰이던 단어입니다. 현대 영미권 비즈니스에서는 "Please kindly"가 약간 구식이거나 비영어권(특히 인도 영어)에서 자주 보이는 패턴으로 인식됩니다. 문법적으로 틀린 건 아니지만, "정중함을 너무 의식해서 어색하게 들린다"는 느낌을 줍니다. Cambridge Dictionary의 사용 빈도 데이터에서도 "please kindly"는 일반 비즈니스 코퍼스에서 매우 낮게 나타납니다.
대안: "Could you...?", "Would you mind ...ing?", "I'd appreciate it if you could..." 같은 형태가 같은 정중함을 더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끝에 "Thanks!" 한 줄만 붙여도 충분합니다.
2. "I'm sorry for..." 과다 — 가벼운 사과의 무게
한국에서는 "죄송하지만 잠깐 시간 괜찮으세요?",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답장 늦어 죄송합니다"처럼 사과가 인사말의 일부입니다. 이걸 그대로 영어로 옮기면 "I'm sorry for bothering you", "I'm sorry for the late reply", "I'm sorry for the inconvenience"가 매 이메일마다 들어가게 됩니다.
❌ 한국식 사과 폭탄
I'm so sorry for bothering you. I'm sorry for the late reply. I'm really sorry for the inconvenience caused by this issue...
✅ 영어식 가벼운 표현
Thanks for your patience — here's the update you asked for.
왜 어색한가? 영어에서 "I'm sorry"는 한국어의 "죄송합니다"보다 무게가 큰 표현입니다. 가벼운 미안함은 "Thanks for your patience"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Apologies for the delay" (늦어서 미안해요) 정도로 충분합니다. 한국식 사과를 매번 직역하면 상대방은 "이 사람이 진짜로 큰 잘못을 했나?" 또는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지?"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Harvard Business Review의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가이드에서도 "Don't over-apologize"를 핵심 원칙 중 하나로 꼽습니다.
대안 패턴:
답장이 늦었을 때 → "Thanks for your patience." 또는 "Apologies for the delay."
다시 묻는 경우 → "Just following up on..." (사과 대신 사실만)
실수했을 때 → "My mistake — let me clarify."
3. 완료형(have p.p.) 집착 — 한국 교과서의 잔재
한국 영어 교과서가 강조하는 문법 중 하나가 현재완료형(have/has + p.p.)입니다. "I have completed the report", "I have already sent the email" 같은 문장이 머리에 박혀 있어서, 실제로는 단순 과거가 더 자연스러운 상황에서도 완료형을 고집합니다.
❌ 완료형 집착
I have completed the task that you have assigned me yesterday.
✅ 자연스러운 단순 과거
I finished the task you assigned me yesterday.
왜 어색한가? 영어에서 "yesterday", "last week", "two days ago"처럼 명확한 과거 시점이 있으면 단순 과거(simple past)를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완료형은 "지금까지 이어지는 결과"나 "구체적 시점이 없는 경험"에 씁니다. 한국 직장인이 격식을 갖추려고 완료형을 쓰면 오히려 문법적으로 어색해 보입니다. Grammarly Blog의 시제 가이드에서도 "yesterday"와 현재완료의 충돌을 가장 흔한 ESL 실수로 분류합니다.
간단한 규칙: 문장에 yesterday / last / ago / 구체적 날짜가 있으면 → 단순 과거. "Just now", "already", "recently"처럼 모호한 시점이면 → 완료형 가능.
4. "I want to..." 직역 — 어린아이의 어조
"~하고 싶다"는 한국어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I want to..."가 됩니다. 한국어로는 자연스럽지만 영어 비즈니스에서 "I want to schedule a meeting"이라고 쓰면 약간 직설적이고 미숙한 인상을 줍니다.
❌ 한국식 직역
I want to discuss the budget with you.
I want to know the deadline.
✅ 비즈니스 어조
I'd like to discuss the budget with you.
Could you let me know the deadline?
왜 어색한가? "I want"는 어린이가 부모에게 무엇을 달라고 할 때 쓰는 어조에 가깝습니다. 영어 비즈니스에서는 자신의 욕구를 직접 드러내는 대신 "I'd like to..." (= I would like to), "I was wondering if...", "Could you...?" 같은 한 단계 부드러운 표현을 씁니다. 같은 의미인데 톤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BBC Learning English의 비즈니스 영어 시리즈에서도 "want → would like" 전환을 가장 먼저 가르칩니다.
전환 공식:
I want to do → I'd like to do
I want something → I'd appreciate something / Could I get something
I want to know → Could you let me know / I was wondering
5. 인사말이 본론까지 너무 멀다
한국 이메일은 "안녕하세요. ○○회사 △△부서 □□입니다. 늘 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 오늘 연락드린 이유는…"으로 시작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이 패턴을 영어로 그대로 옮기면 본론에 도달하기 전에 독자가 지칩니다.
❌ 한국식 긴 도입
Hello, I hope this email finds you well. I am [name] from [company]. I always appreciate your great work. Today I am writing to you because...
✅ 영어식 빠른 본론
Hi [Name],
Quick question about the Q2 budget — could you confirm if the marketing line item is final? I need to lock in our forecast by Friday.
Thanks!
왜 어색한가? 영미권 비즈니스 이메일은 "BLUF (Bottom Line Up Front)" 원칙을 따릅니다. 첫 1~2 문장 안에 용건이 나와야 합니다. "I hope this email finds you well"은 미국에서도 자주 쓰이긴 하지만, 매번 쓰면 식상하고 형식적으로 보입니다. 특히 짧은 업무 이메일이라면 인사말 한 줄 → 바로 본론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자세한 원칙은 비즈니스 이메일의 5가지 원칙에서 다뤘습니다.
상황별 도입 길이:
처음 연락하는 외부인 → 짧은 자기소개 1줄 + 본론 (총 2~3줄)
친한 동료/이미 알고 있는 관계 → 인사말 생략 가능, 바로 본론
상급자/공식 보고 → "I hope you're doing well" 1줄 정도면 충분
마무리: 영어 이메일을 잘 쓰는 진짜 비결
5가지 실수를 보면서 느끼셨을 텐데, 모두 같은 원인에서 출발합니다. 바로 "한국식 정중함은 단어를 더하는 것"이고 "영어식 정중함은 거리감을 두는 것"이라는 차이입니다. 한국에서는 "Please", "kindly", "sorry"를 더 많이 쌓을수록 공손해지지만, 영어에서는 정확한 단어 하나와 적절한 어조 한 번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합니다. 저희도 그랬습니다. "이렇게 짧게 보내도 되나?", "사과를 안 하면 무례한 것 같은데?" 같은 불안이 한참 동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외국 동료들의 이메일을 의식적으로 모방하면서 한 달, 두 달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새 패턴이 손에 붙었습니다. 핵심은 "한국식 사고를 영어로 직역하지 않는 것"이고, 그 첫 걸음은 위의 5가지 패턴을 의식적으로 피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었다면, The Tiny Step의 다른 비즈니스 영어 가이드도 함께 읽어보세요. 모두 같은 한국 직장인 관점에서 정리한 자료들입니다.